[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氣勢충돌

〈제3보〉(24~41)=펑첸(25)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침착하고 노련한 바둑을 구사한다고 해서 '작은 이창호'란 별명을 갖고 있다는 게 그 하나. 여기에 박영훈·최철한·원성진과 같은 85년생 동갑이어서 '중국 송아지'로도 불린다. 하지만 팬들이 그를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력이다. 춘란배서 3위와 4위 각 한 차례, 잉씨배 4강 한 번 등 발군의 성적을 보여왔다.

24는 당연. 외곽이 막혀선 훗날 힘을 쓸 수 없다. 같은 의미에서 흑도 27로는 참고1도 1의 씌움이 일관성 있는 수였다. 백이 2로 반발하면 가차없이 끊어 11까지 싸운다. 28은 절호의 대세점. 흑은 이제라도 30 정도로 받는 게 정수지만 내친김에 29까지 파버렸다. 쌍방 기세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32(8분)는 두터움을 택한 수. 참고2도 1로 끼워 7까지 실리를 챙길 수도 있었다. 아무튼 흑도 39까지 좌상 쪽 대마가 확실하게 삶을 확보했다. 이제는 40도 절대의 요처. 다음 수가 궁금해진 상황에서 펑첸은 6분 만에 41로 침입, 새 전단(戰端)을 구한다. 안조영은 12분 만에 백돌 하나를 집어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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