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욱 기획팀장의 심층분석] "연말 적정금리는 3%… 실제론 2% 후반 될 것"

"경기동향과 물가 등을 감안하면 연 3%가 연말 적정금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꺼번에 인상하면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연말 금리 수준은 연 2.5%가 될 것으로 본다."(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현실적으로 가능한 연말 금리는 연 2.5~2.75% 수준이다."(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

이코노미스트들은 우리나라의 연말 적정금리 수준을 연 3% 안팎으로 봤다.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 물가수준 등을 감안한 전망이다. 그러나 실제로 가능한 금리 수준은 연 2.5~2.75% 수준으로 다소 낮게 예상했다.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9월을 포함해 네 번밖에 남지 않았고, 급격한 금리 인상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때문이다.

또 10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6명은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으며, 나머지 4명은 동결을 전망, 인상 가능성이 다소 큰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정부정책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측에서는 대외여건 악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어, 실제로 9월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할지는 불확실하다. 기획재정부는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주요국의 경기둔화 움직임, 국제원자재 가격 변동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 같은 발언을 추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정부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다.

조선일보와 조선경제i가 만드는 경제·투자 전문 온라인매체 조선비즈닷컴이 9일 열리는 '9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10명의 거시경제 및 금융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등 경제현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참가한 이코노미스트는 다음과 같다(무순).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거시경제연구부 부장),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 이동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연구위원(상무),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상무),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 최호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선임연구위원).

◆기준금리, 인상 6 대 동결 4

이번 경기진단 설문에 참가한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더 무게를 두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초저금리의 점진적 정상화마저 늦출 만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으며,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은 "경기회복세의 지속과 물가상승 가능성 때문에 인상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답했다.

동결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대외여건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미국(연 0~0.25%), 유로존(연 1.00%), 일본(연 0.10%) 등이 상당기간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경기도 올 1분기를 고점(peak)으로 수축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연내 적정금리는 연 3%, 그러나 현실은 2% 후반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물가안정'이라는 제1과제를 달성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연내 적정금리는 3% 선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문제는 9월 금통위를 포함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금통위가 이제 네 번 남았다는 점이다. 급박한 기준금리 인상의 부담을 생각해보면, 기준금리를 3% 선으로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호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 경제성장 속도가 약화되더라도 연간 3% 수준은 유지해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 두 번 정도의 인상을 통해 연 2.75% 선이 '현실적'인 수준"이라고 답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동향과 물가를 감안하면 연말 적정금리는 연 3.5~4% 수준이 되는게 바람직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연 2.75~3.0%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TI 효과? 없거나, 적거나

DTI 규제를 한시적으로 폐지한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심리적인 효과는 볼수 있지만 근본 처방이 되긴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많았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의 부동산시장 침체는 고령화 등으로 중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 대형에 대한 수요 위축 등 수요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측면이 강해 DTI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는 "급격히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에는 다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DTI 완화로 가계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은 "DTI 규제는 돈을 빌려서 집을 사야 하는 중저 소득층에 장애요인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오히려 중저 소득층의 가계부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