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한 달여 만에 1800 돌파에 나섰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7일 코스피지수는 4.68포인트(0.26%) 하락한 1787.74로 장을 마쳤다. 최근 미국 증시의 호조로 전날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1800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코스피지수는 닷새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사흘째 이어진 펀드 환매에 따른 투신권의 매도세, 프로그램매매(컴퓨터에 미리 입력된 조건에 따라 자동적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것)에서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특히 전날 미국 증시가 노동절로 휴장한 데다, 9일에 있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일단 지켜보자"는 투자 심리가 강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한때 4포인트 넘게 오르며 1800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어선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6월 이후 27개월 만이 된다.
하지만 '사자'로 출발했던 기관들이 매도세로 돌아섰고,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프로그램매매도 1000억원 가까이 순매도(주식 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금액)하면서 코스피지수는 1800 문턱에서 한 발 물러섰다. 기관은 1500억원 정도 순매도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포스코가 4.46% 급등하는 등 철강주(株)가 강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가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지방 철강기업에 대한 전력 공급제한 조처를 내리면서 철강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1800 문턱에서 한 발 물러서긴 했지만, 1800 돌파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메리츠종금증권 심재엽 연구원은 "전날 휴장했던 미국 증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아시아 증시도 다시 안정을 찾을 전망"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프로그램매도 물량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1800 돌파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어서 추가 상승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1800~1900 사이에 대기하는 펀드 환매 물량만 약 9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소화하려면 외국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한국 펀드로 유입되는 글로벌 자금 규모가 다소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