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2월부터 진행해온 '양화대교 철거 공사'가 민주당 시의원들 반대로 중단 위기에 처하면서 총 172억원에 달하는 시 예산이 날아가게 생겼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7일 의원총회에서 양화대교 공사를 중단하고 다리를 원상복구해 놓으라는 결의문을 채택했고, 이를 10일 본회의 때 발표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 공사를 위해 이미 서울시가 지난 2~6월 145억원을 써버렸다는 것. 양화대교 구조 개선 공사는 621억원을 들여 기존 교량을 철거하고 길이 112m 폭 45.8m 아치교량을 세우는 것으로 2011년 12월 완공 목표다.
현재 양화대교는 중간 112m 구간 상부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아치 모양 구조물을 올리기 위해 기존 교각을 철골 등으로 보강해놓은 상태다. 아스팔트를 걷어낸 부분은 철골로 임시 우회로를 만들어 놓아 차량은 이 길로 다니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 요구대로 공사를 중단하고 원상복구하려면 27억원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172억원을 낭비하고 양화대교는 공사 이전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 꼴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이 문제를 물고늘어지는 것은, 이 공사가 경제적 타당성이 불분명한 경인운하와 한강주운(舟運), 서해 뱃길 사업의 전초라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이를 4대강 사업과 연계시키는 의원들도 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현 양화대교 교각 간격이 좁아 운행 중인 유람선 등 안전에 문제가 많고, 장차 서해 진출을 위한 뱃길 조성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강 원효대교에서 행주대교까지 모든 교량 교각 폭이 54~173m에 달하는데 양화대교(1965년 준공)만 35~42m로 유난히 좁아 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시의원들 결의문은 법적 효력이 없어 시가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고집하면 제지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시로서는 당장 양화대교 공사 내년도 예산안을 시의회에 내야 하고, 앞으로 시의회와 협조할 사안이 많아 시의회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