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단일후보로 추대" 민주 '486그룹' 독자세력화

10·3 전당대회를 향한 민주당의 당권 레이스가 예측이 어려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내 486그룹은 13일 "486 단일후보로 이인영 후보를 추대한다"고 선언하면서 독자 세력화의 깃발을 올렸고, '정세균-손학규-정동영' 등 이른바 '빅3'는 11~12일 광주·부산·경남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승패를 주고받았다.

민주당 486 전·현직 의원들의 모임인 삼수회는 이날 이인영·최재성 등 두 486 후보 가운데 이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수회측 우상호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한 예비경선 순위에서 이 후보가 앞섰기 때문에 당초 후보들 간 합의 사항에 따라 이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486그룹은 백원우 후보가 지난 12일 자진사퇴한 뒤 나머지 두 명의 486 후보를 상대로 단일화 압박을 가했지만 성과가 없자 이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최 후보는 일단 삼수회의 사퇴 요청을 거부하고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486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486이 당권까지 겨냥한 자기 정치를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차기주자'를 염두에 둔 독자 세력화의 구심점으로 '1기 전대협 의장'이라는 세대 대표성을 가진 이인영 후보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당권 경쟁구도에도 일단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486은 주로 정세균 후보 쪽에 기울어 있었는데 이번에 단일후보를 내세우면서 양측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인영 후보에 대해선 손학규·정동영 후보측도 호의적이다.

하지만 '486 독자세력화'의 파괴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가장 열심히 전대를 준비한 최 후보가 전대협 의장단 출신 즉, '운동권의 성골'이었다면 그렇게 사퇴하라고 했겠느냐"는 비판과 함께 "단일화 추진과정이 감동을 주질 못해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당권주자들의 '대리전' 격인 시도당위원장 선거는 빅3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 광주에선 '손학규-정동영-박주선' 등 비주류 연합이 밀었던 김재균 의원이, 정세균 후보측이면서 486인 강기정 의원을 꺾고 시당위원장에 당선됐다. 이튿날 부산에서는 정세균 후보와 가까운 친노인사인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이, 경남에서는 손학규 후보 쪽으로 분류되는 백두현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빅3간 세력 다툼의 틈을 486이 어느 정도 파고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