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쳐 제주 한 바퀴 돌았어요"

"낮에는 수영하고 저녁에는 뭍으로 올라와 민박하거나 텐트에서 잤기 때문에 사실 엄청 힘들었어요. 그 정도로 아름다운 제주를 세계에 알리고 바다사랑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 각자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서 자연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꿔가겠죠."

중학교 원어민 교사인 셰린 히버드(Sherrin Hibbard·51)씨가 제주도 앞바다를 헤엄쳐 일주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7월 31일 제주시 삼양검은모래해변에서 바다에 뛰어든 지 44일 만인 12일 출발지로 무사히 되돌아왔다.

그녀는 하루 평균 7~8시간 수영하면서 10㎞씩 전진했다. 몸 상태가 좋은 날에는 17㎞를 헤엄치기도 했다. 이렇게 제주도를 한 바퀴 돌면서 수영한 거리가 210㎞에 이른다. 서울~부산 거리의 절반에 가깝다.

히버드씨는 "제주에 6년 살면서 받은 게 너무 많아 뭔가 보답하기 위해 나섰다"고 했다.

그녀는 지난해 9월 '제주도 수영일주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제주 바다에 쓰레기를 마구 버리거나 해변을 오염시키는 행위가 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고 한다.

이번 '여행'은 그녀의 이력과도 관계있다. 그녀는 호주 시드니에서 10년 넘게 어부로 일한 적 있다. 게다가 대학에서는 해양고고학을 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