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逆원근법'으로 통념을 뒤집다

영국 작가 패트릭 휴즈의 개인전이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패트릭 휴즈는 역(逆)원근법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온 작가로 인간의 시각이 얼마나 모순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역원근법은 관람객이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관람객을 바라보는 것 같다. 휴즈는 평면이 아니라 튀어나온 보드 위에 그림을 그려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걸으면서 작품을 바라보면 그림이 움직이는 것 같다.

국내에 알려진 휴즈의 작품은 책을 다룬 것이 많은데 이번에 나온 작품들은 팝 아트의 대가인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 제프 쿤스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역원근법으로 그려넣었다. 제프 쿤스의 조각작품 〈토끼〉는 입체작품을 평면작품으로 바꾸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거나 작품 가격이 가장 비싼 작가의 작품을 차용해 작품을 평가하는 인간의 눈이 얼마나 믿을 만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유명 작품을 한 폭에 여러 점 그려 넣어 고가의 작품을 조롱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전시는 27일까지 이어진다. (02)549-7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