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은행들 예금금리 줄줄이 인하

지난달까지만 해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어렵지 않게 연 4%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동안 특판 예금이 아니면 연 4% 이자는 찾기 힘들 것 같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국민슈퍼정기예금(1년 만기)의 금리를 지난주 연 3.7%에서 이번 주 연 3.6%로 0.1%포인트 인하했다. 1년짜리 정기예금인 외환은행의 '예스큰기쁨예금'도 지난 9일 연 3.8%에서 14일 기준 연 3.6%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우리은행도 14일부터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씩 내려서 1년 만기 상품은 연 3.8%에서 연 3.7%로 떨어졌다.

일부 은행은 만기가 2년 이상으로 긴 장기예금 이자를 내리는 추세다. IBK기업은행은 15일부터 만기 2년 이상의 정기 예·적금의 금리를 종전보다 0.1~0.3%포인트씩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2년 만기 서민섬김통장의 고시금리는 연 4.2%에서 연 4%로, 3년 만기는 연 4.7%에서 연 4.5%로 떨어진다. 하나은행은 추석 이후 시장 금리 추이를 보면서 인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하나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3.75% 수준이다.

예금금리가 줄줄이 떨어지면서 여유 자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박기홍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여윳돈은 6개월 미만으로 짧게 운용하되 장기 운용 계획은 천천히 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남신 농협중앙회 차장도 "예금 만기를 2~3년 등으로 길게 잡는 것보다는 3개월, 6개월 등 단기로 굴리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1년짜리 예금에 가입한다면 특판 예금을 활용하는 전략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특판 예금은 나오자마자 한도가 빨리 소진되어 버리기 때문에 서두르는 게 좋다. 연 4%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주는 외환은행의 특판 정기예금(한도 800억원)은 지난 8일 출시 사흘 만에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