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무장한 서울, 온몸으로 느꼈어요"

"신기술을 소개하는 기사를 쓸 때마다 한국이 빠진 적이 없었죠. 한국에 오니 제가 쓴 기사가 새삼 실감 납니다."

스페인 경제일간지 '싱코 디아스(Cinco Dias)'의 IT담당 기자인 산티아고 미얀(Millano·39)씨가 이렇게 말하자, 다른 외국인 기자가 "한국의 지하철과 버스 승강장에 가면 도착예정 시각은 물론, 어디쯤 오고 있는지까지 알 수 있다"고 맞장구쳤다. "지하철을 타보니 책 읽는 사람이 별로 없고, 조는 사람이 많더라.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사람들이 잘 지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있었다.

1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 30층 스카이라운지. 해외 언론인 5명이 모여 3주간의 한국 연수를 정리했다. 이들은 "88올림픽 개최국으로만 기억하던 한국을 이번에 확실하고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LG상남언론재단과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공동으로 매년 운영하는 해외언론인 연수프로그램 '서울대-LG 프레스 펠로십'에 참가했다. 올해는 인도·멕시코 등 G20 정상회의 참가국을 중심으로, 7개국에서 한 명씩 참여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대에서 저널리즘과 한국 전반에 관한 강의를 듣고,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과 같은 산업현장들도 방문했다. 올해가 14년째인데, 그동안 브라질·중국 등 15개 국가에서 128명이 다녀갔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인도네시아 영자 일간지 '자카르타 포스트(The Jakarta Post)'의 띠파 아스리안티(Asrianti·30)씨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촬영한 카페에 찾아가기도 했다. 그는 "종업원이 참 귀여웠다"며 "떡볶이 같은 한국의 길거리 음식문화도 특이했다"고 했다.

14일 '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를 방문했던 얘기도 나왔다. 주제가 G20 정상회의로 넘어가자 표정이 금세 진지해졌다. 브라질의 온라인 매체 '올라 디지털(Olhar Digital)' 발행인인 웨리슨 라세르다(Lacerda·39)씨는 "한국은 브라질보다 경제적 기초체력이 좋고, 최근의 금융위기도 빠르게 극복했다"면서 "이번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이 G8 강대국과 신흥국들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멕시코 최대 일간지인 '엘 우니브르살(El Universal)'의 경제부 기자 우고 로쟈 오르테가(Ortega·41)씨도 "이번 G20 정상회의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