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내 칼 먼저"

〈제9보〉(116~132)=국가대항 연승전인 농심배에서 지금까지 작성된 개인 최다연승 기록은 5연승으로 5명이 공동 보유 중이다. 펑첸은 2006년 제8회 대회 때 중국 2번 주자로 나가 5연승을 내달렸다. 이 밖에 4회 대회 때의 후야오위(胡耀宇), 이창호(6회), 강동윤(10회), 셰허(謝赫·11회) 등이 5연승했다. 6연승자는 아직 배출되지 않았다. 내달 시작될 올해 12회 대회에선 우승의 향방과 함께 새 연승기록 수립 여부가 주목된다.

흑이 우변 백 대마를 겨냥해 ▲로 엄습해간 장면. 하지만 안조영은 눈 하나 깜짝 않고 116으로 가르고 나선다. 마치 "내 칼부터 받아라" 하는 표정이다. 120과 122를 자연스럽게 이어간 솜씨는 음미할 만하다. 여기서 흑도 123의 응수가 호평을 받았다. 이 수로 우직하게 '가'로 밀어가는 것은 백 123으로 씌움당하는 자세가 너무 아프다.

127로 참고도 1로 차단하면 4까지 대형 바꿔치기가 이뤄진다. 이것은 흑의 손해로 반면(盤面) 승부란 결론. 백은 비로소 볼 일을 다 보았다는 듯 유유히 손을 돌려 128로 밀어갔다. 그리고 131에 132로 우지끈 끊는다. 우중앙의 공기가 험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