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게만 느껴졌던 파생상품 시장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가격부담은 줄어들고, 예측 가능성이 높은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여기에 선물과 옵션의 해외시장 상장으로 야간거래도 이뤄지게 됐다. 파생상품 거래가 좀 더 보편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파생상품이란 주가나 금리,통화, 실물 등을 기초자산 삼아 고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든 금융상품을 뜻한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3일 개설한 '미니 금선물(先物)' 역시 파생상품의 하나다. 금선물은 이미 1999년부터 거래되고 있던 상품이었지만 단위(계약)당 가격이 4700만원(현 시세 기준)에 달하는 등 너무 비싸 실제 거래는 많지 않았다. 99년 한 해 동안 4만 계약이 거래됐던 금선물은 이후 계속 줄어 지난해에는 1731계약이 거래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점을 보완하고자 이번에 한 계약당 가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새 상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파생상품의 특성인 레버리지(적은 금액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 효과는 그대로다. 미니 금선물은 실제 가격의 9%만 있으면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낼 수 있어 실물 금을 사고팔 때보다 11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6일부터 시작된 '조기종료ELW'(Equity Linked Warrant·코바워런트)도 거래가 용이해진 파생상품이다. ELW는 주식이나 주가지수 등 특정 기초자산을 사전에 정한 미래의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증권을 말한다. 조기종료ELW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ELW와 다를 게 없지만 그보다는 안전성이 강화됐다. 주가지수의 방향성만 예측하면 수익을 낼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ELW는 주가지수의 등락보다는 시장이 얼마나 출렁거리느냐에 따라 가격이 많이 좌우됐다. 이 때문에 ELW를 파는 증권사가 장난을 친다는 민원도 적지 않게 받아왔다. 그러나 조기종료ELW는 주가가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의 여부만 잘 맞히면 일반 주식보다 5배까지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비싼 종목은 1600원 정도에 거래되는 등 기존 ELW보다는 다소 높은 가격에 발행되고 있다.
이 밖에 오는 10월부터 선물 증거금을 종목별로 조정키로 한 것도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이로 인해 선물상품 거래 시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금액부담이 대부분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