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영화 한국 점유율, 10년 만에 50% 돌파

10년 만에 미국 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50%를 다시 넘어섰다. 한국 영화가 자생력을 갖추기 시작한 2000년을 기점으로 미국 영화는 점유율 50%를 넘지 못했으나, 올해는 흥행작 '아바타(Avatar)'를 등에 업고 약진했다. 반면, 한국영화는 2000년 이래 최저 수준인 42.4%의 점유율을 기록, 고전을 면치 못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 17일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15일 현재 미국 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50.5%(관객 수 5600만명)로, 지난해보다 6.7%포인트 늘어난 수치였다. 올 8월까지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 중 '흥행작 베스트 5'만 봐도 미국영화 강세는 두드러진다. 아바타(815만), 인셉션(553만), 의형제(541만), 아저씨(459만), 아이언맨2(442만) 가운데 1·2·5위가 모두 미국 영화였다. 특히 아바타는 작년 12월 17일 개봉한 뒤 보름 만에 511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고 올 8월까지 총 관객 수가 1326만명이나 됐다.

반면 올해 한국 영화 점유율은 42.4%(4711만)로 2000년대 들어 최악의 흥행실적을 기록했던 2008년(42.1%)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내영화가 흥행 절정을 달리던 2006년(63.8%)의 점유율에 비해 무려 21%포인트가 하락했다. ▲괴물(1301만·2006년) ▲왕의남자(1230만·2005년)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2004년) ▲실미도(1108만·2003년) 같은 소위 '대박 영화'들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 의원은 "미국 영화 독식 현상이 우려되는 만큼 국내 영화의 경쟁력 강화와 질적 발전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