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晝耕夜畵(주경야화) 하며 만든 작품 나누고 싶어요"

"40년 전이던가, 혼자서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중학교 미술 시간 때 자주 칭찬받던 저를 기억한 친구가 권했죠. 근무가 끝나면 술잔 대신 붓을 잡았어요. '주경야화(晝耕夜畵)'랄까요? 그런데 두어 달 지나자 신경쇠약증이 사라지고, 관찰력과 섬세함이 생겨 업무에도 도움되더라고요. 그 뒤론 붓을 놓지 못해요."

이원달(74) 강동문화원장은 1963년 경주시에서 시작해 서울시 과장과 용산·강동구 부구청장에 이어 광진구청장 등을 지내고 1997년 정년퇴임했다. 강동문화원은 3년 전부터 맡고 있는데 그의 '그림 그리는 구청장' 전력과 무관치 않다.

서양화가인 그가 다음 달 4일부터 열흘간 강동구민회관 내 다누리미술관에서 9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북한산의 가을, 경주 고택(古宅)의 봄 등 60점을 선보인다. "이번에도 예전처럼 도심의 갤러리를 골라서 열까 했어요. 그런데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기왕이면 주변의 분들과 함께하기로요. 입장료가 없는 것은 물론, 도록(圖錄)도 그냥 드리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문화 나누기' 행사인 셈이다.

이 원장은 공직생활 동안 공무원 미술동호회를 여럿 만들었다. 미술지도 화가들의 모임인 '청색회'도 구성해 전국 순회전을 가졌다. 3년 전에는 서울의 아동보호시설 13곳에 작품 26점을 기증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림이 좋아져요. 그리고 나눔과 동참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