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우체국 집배원 송주석(왼쪽)씨가 19일 대전 노은동의 조정기 할머니 집을 찾아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부인 장경화씨, 아들 치훈씨까지 가족 세 명이 모두 집배원인 송씨 가족은 생활이 어려운 조 할머니를 4년째 돕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in69@chosun.com
추석을 사흘 앞둔 19일 오후 4시쯤 대전 유성구 노은동의 넓은 논둑길 한복판에 있는 낡은 판잣집에서 흥겨운 장구 소리가 흘러나왔다. 송주석(56·대전 유성우체국 집배원)씨가 "어머니, 며느리가 추석 선물로 노래 한 소절 한답니다"라고 하자 부인 장경화(52·대전대청우편취급국장)씨가 장구를 치며 '태평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내어서 무엇하나…." 아들 송치훈(29·대전대덕우체국 집배원)씨는 그 옆에서 장단에 맞춰 박수를 쳤다. 태평가를 듣던 조정기(77) 할머니가 "이 낡은 집에서 노래가 나오니, 이번 추석이 최고다 최고"라고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