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간 갈등 풀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 왼쪽>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불교를 세계화하고 종교 간 갈등 해소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지역을 방문 중인 자승 총무원장은 17일 오전 유엔본부를 찾아가 반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자승 스님은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사찰음식과 템플스테이를 홍보하고, 미국 내 한국 사찰을 조직화해 현지 포교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지구촌 재난구호 활동과 저개발국 어린이교육 지원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또 "종교 간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12년 세계불교도우의회(WFB)를 여수에서 개최하고, 2013년에는 세계종교지도자포럼을 열 예정"이라며 유엔의 협력을 요청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마침 '세계평화의 날'인 오늘 한국불교 지도자의 방문을 받아 더욱 뜻깊다"며 "세계 평화와 공영은 유엔의 임무이므로 유엔 차원에서도 열심히 돕고, 업무상 직접 관련 있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도 뜻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불교와의 개인적 인연도 소개했다. 반 총장은 "올해 90세이신 어머니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절에 다니며 나를 위해 기도하신다"며 "나도 고등학교 겨울방학 때 속리산 법주사에서 한 달간 공부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서기관 시절 월급이 2만1000원이었는데 부처님오신날에 조계사에 가서 1000원을 불전함에 넣으려다 실수로 5000원을 넣었다"며 "나중에 주위에서 '그 덕분에 차관도 되고 장관도 된 것 아니냐'고 농담하곤 했다"고 말했다.

조계종 방미 대표단은 17일 오후에는 뉴욕 지역 종교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종교 평화와 화합을 위한 노력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유대교 조셉 포태스닉 랍비, 이슬람 여성모임 아이샤 알 아다위야씨, 천주교 케빈 설리번 신부, 힌두협회 우마 미소레카씨, 그리스정교회 알렉산더 카루소 신부 등이 참석했다. 포태스닉 랍비는 "뉴욕다종교연합회는 어느 종교가 다른 종교를 비방하면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이를 처벌하는 '증오범죄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20일 오후 5시30분부터 뉴욕 맨해튼 '스카이 라이트 소호'에서 자승 총무원장 등 조계종 방미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사찰 음식의 날' 행사가 열린다. 발우공양 시연, 한국 전통 사찰음식 뷔페 제공, 전통차 시음 등이 마련됐고 사진과 영상도 전시·상영한다. 미국 정·관계 인사, 요리전문가, 음식담당 기자, 불교계·문화예술계 인사 등 250명이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