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베이스 남매' 세계 콩쿠르 휩쓸다

한국의 '더블 베이스 남매'가 세계 유수의 음악 콩쿠르를 잇달아 휩쓸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성미경(17·2학년)양은 지난 19일 독일에서 막을 내린 제6회 요한 마티아스 슈페르거 국제 더블 베이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성양은 또 이 대회에서 비르투오소상과 게리카 특별상, 청중상도 받았다.

성양의 오빠 성민제(20)씨도 2006년 이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 같은 콩쿠르에서 남매가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성민제씨는 2007년 역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쿠세비츠키 국제 더블 베이스 콩쿠르에서도 동양인으로 첫 우승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뮌헨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에 다니는 민제씨는 지난해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첫 음반 '더블 베이스의 비행'을 내는 등 더블 베이스를 독주악기로 부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성민제·미경 남매는 유명한 '더블 베이스 가족'이다. 아버지 성영석(49)씨가 서울시향 더블 베이스 단원으로 남매를 가르쳤다. 성씨는 "딸은 원래 첼로를 배웠는데, 아버지와 오빠가 더블 베이스를 하는 걸 보곤 바꾸었다"고 했다. 어머니 최인자(47)씨는 아들·딸의 피아노 반주를 도맡아했다. 미경양이 우승한 이번 슈페르거 콩쿠르에서도 어머니 최씨가 반주를 맡았다. 미경양은 오빠의 스승인 이호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성양은 슈페르거 콩쿠르에서 우승과 특별상을 휩쓴 덕분에 2011~2012년 시즌 유럽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계획이 잡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