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해외發 악재에도 한국 증시 '스마일'

우리나라 증시가 추석 연휴로 휴장(21~23일)하는 동안 국제 금값은 치솟았고 일본 엔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휴장으로 해외발(發) 소나기 악재를 비켜간 우리나라 증시는 24일 현대그룹주(株) 강세에 힘입어 28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24일 지난 20일보다 13.97포인트(0.76%) 오르며 지난 2008년 6월 2일 이후 최고치인 1846.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 상승세는 현대가(家)가 주도했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기아차그룹 3인방은 이날 해외 공장 신설에 따른 시장 확대와 엔화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3% 이상 급등하며 일제히 사상 최고가로 뛰어올랐다. 또 이날 현대건설 매각 공고 발표와 관련,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이 나란히 10% 이상 폭등했고, 다른 인수 후보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그룹주도 대부분 급등했다.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우리나라 증시와 달리 해외 증권·상품시장은 우리 연휴 기간 미국·유럽에서 불거진 악재로 출렁거렸다. 미국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소식에 뉴욕 증시가 이날까지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유럽 주요 증시도 아일랜드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소식 등으로 재정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번 주 내내 약세를 보였다.

특히 일본 증시는 24일 엔고 여파로 1% 하락하며 사흘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최근 일본 증시 약세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고 현상이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이번 주 들어 지난 23일까지 2% 가까이 하락(평가 절상)해 다시 달러당 85엔 밑으로 떨어졌다. 엔화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본정부가 지난 15일에 이어 두 번째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때 1%가량 급등했다가, 일본정부가 시장 개입을 부인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국제 금값도 미국·유럽 악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번 주에만 약 20달러 오르며 온스당 13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국제 금값은 이번 주 들어서만 3번, 지난주 이후 6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금리도 이번 주 들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국채 가격 상승)한 상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유럽에서 돌발 악재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겠지만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경기 둔화에 직면한 선진국에 대한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동차주나 아시아 내수주 등이 상승세를 주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