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리비아로… 카다피 원수 만나 양국분쟁 끝낼까

지난 6월 국정원 직원 추방으로 불거진 한·리비아 외교분쟁 해결을 위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사진>이 27일 리비아로 출국했다. 정부와 이 의원 측은 이번 방문이 대통령 특사가 아닌 민간인 자격 방문이란 점을 강조했지만, 이 의원은 이번에 카다피 국가원수와의 면담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과 카다피 원수의 면담이 성사되면 3개월 이상 지속된 한·리비아 외교분쟁은 사실상 종결을 짓게 된다.

이 의원은 지난 7월에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해 바그다디 마무드 총리를 세 번 만나 급한 불은 껐지만 카다피 원수는 만나지 못했다. 이 의원 측은 "이번 방문은 29일로 예정된 대우 트리폴리호텔 준공식 참석을 위한 것이며, 현지 기업들의 경제활동 지원이 일차 목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과 리비아는 지난 23일 뉴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외교분쟁 해결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리비아 측은 외교분쟁 종결에 대해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리비아로 돌아가서 검토해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한·리비아 외교장관 회담은 이 의원의 리비아 방문을 앞두고 두 나라가 사전에 의견조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참석하는 대우호텔 준공식에 카다피 원수는 참석하지 않지만 총리 등 고위급 인사들은 방문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준공식에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카다피 원수와의 면담 여부를 타진하고 며칠 더 리비아에 머물 계획이다. 이 의원 측은 카다피 원수 접촉을 위해 외교 채널은 물론 리비아 현지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에도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직원 추방 이후 한국인 선교사 구모씨와 농장주 전모씨는 현지에서 종교법 위반으로 구금됐지만 최근 주리비아 한국대사와의 면담이 이뤄지는 등 사태가 진전되고 있다. 지난 6월 휴가 명분으로 리비아로 떠났던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직원들도 최근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