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속눈썹 긴 소년같이 부드러운 이미지 벗을 터"

지난 4 ~5월엔 사이코패스적 살인마 역할 해볼 뻔

마음 드는 여자면 당장 결혼…아버지 맞선 권유도

"어린 시절엔 동네 아주머니들이 속눈썹에 성냥개비 한 번 올려놓자고 하시는 게 그렇게 싫었어요. 전 분명 남자인데 '여자아이처럼 예쁘장하네'라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여자아이들보다도 속눈썹이 길어서 아주머니들 사이에 인기폭발(?)이었던 소년이 자라서 '한국판 주윤발'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영웅본색' 리메이크작 '무적자'의 북한 특수부대 출신 사나이 이영춘으로 돌아온 배우 송승헌. 주윤발의 성냥개비 대신 막대사탕을 문 그는 욕을 남발하며 종횡무진 총을 쏘아댄다. 어린 시절의 미소년 이미지처럼 부드럽기만 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싶었다는 송승헌을 만났다.

　▶저는 거친 남자입니다!

드라마 '에덴의 동쪽', 영화 '숙명', '무적자'에서 계속 거친 역할을 택한 것은 다양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다고 인정받기를 원해서였다. "어느 순간 내가 항상 비슷한 느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비련의 여주인공이 만나는 자상한 상대역 같은ㆍㆍㆍ. 배우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 하지만 팬들의 반대는 여전하다고. "세 작품 연속으로 거친 모습을 선보였더니 '이 모습도 좋지만, 빨리 예전의 부드러운 모습으로 돌아와요'라는 반응이 나와요. 참 이미지 바꾸는 게 쉽지 않아요."

　▶사이코패스 살인마도 해볼까ㆍㆍㆍ.

변신에 대한 욕구 때문에 송승헌은 정말 파격적인 선택을 할 뻔 했다. 잔혹한 사이코패스 살인마 역할이었다. "지난 4~5월에 그 작품 이야기가 있어서 미팅까지 했어요. 그런데 송해성 감독님께서 '무적자'를 제안하셔서 전적으로 감독님만 믿고 택했죠." '무적자'의 이영춘을 맡지 않았다면 살인마로 변신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 역할을 했어도 아마 의견이 분분했을 거예요. 팬들에겐 원망을 들었겠죠. 하지만 180도 다른 이미지니까 영화 전문가들한텐 새로웠을지도 몰라요." 송승헌 자신도 살인마 역을 했다면 평가가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버님이 선 보겠냐고 권하시네요

송승헌도 이제 30대 중반이다. 한류스타의 연애와 결혼은 많은 팬들의 관심사다. 송승헌은 여러 인터뷰에서 "소박하면서도 큰 꿈이라면 행복한 가정을 꾸려서 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그는 "마음에 드는 사람만 나타나면 내일이라도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남을 위한 만남은 사절이라고. "형과 누나가 모두 결혼해서 조카들이 생겼어요. 저는 막내라 독촉을 안 받았는데, 아버님이 최근에 '선 한 번 봐보겠니'하고 물으셨어요. 그래서 전 그런 식으로는 안 만난다고 말씀드렸죠." 송승헌은 멋지게 늙은 남자 배우'가 된다는 목표보다도 '가정'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그는 "여전히 사랑을 기다리죠. 일보다도 이게 첫 번째 꿈"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