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白兵戰

〈제3보〉(26~38)=퉈자시(19)는 중국이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미래의 주역 중 1명이다. 기사 수 300명이 넘는 중국 바둑계에서 7위에 올라 있는 랭킹만으로도 그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올해로 3년째 연속 LG배 통합예선을 통과, 본선 1회전서 한국 백대현을 꺾고 이 자리에 앉았다. 2002년 프로가 됐고 2008년엔 신인왕전 준우승, 국가대항전인 농심배 4연승 등 착실하게 성장 중이다.

백이 △에 두자 흑도 ▲의 똑같은 전(田)자 행마로 응수한 장면. 26으론 참고1도 1로 밀어갈 수도 있지만 6까지 우변 백 한 점이 고립된다. 27로 참고2도 1로 서면 6까지 본격 전투대형이 된다. 싸움꾼 스타일인 퉈자시가 이 그림을 피한 것은 상대가 이창호임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28은 절대수. 30은 악수(惡手) 의미가 있지만 31쪽의 단점 예방을 위한 임시변통이다. 백32로 참고3도 1로 뚫으면 4까지 흑이 두텁다. 34, 35로 서로 필사적으로 자신의 급소를 챙기고 있다. 38은 좌우 흑을 갈라쳐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전략. 좁은 곳에서 누가 쫓고 누가 쫓기는지 아리송하던 백병전이 대형 전투로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