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결사' 문정희, "꺼진 휴대폰 들고 쇼 했죠"

통화신 촬영 혼자서 중얼중얼

"연기 파트너는 꺼진 휴대폰이었죠."

실컷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다가 전화가 끊긴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끊긴 줄 모르고 조용한 휴대폰에 혼자 얘기했을 때의 민망함은 말로 할 수 없다.

영화 '해결사'에서 쟁쟁한 남자 배우들과 함께 홍일점 카리스마 연기를 펼친 배우 문정희는 촬영 내내 꺼진 휴대폰을 상대로 연기를 해야 했다.

드라마 '연애시대'와 '달콤한 나의 도시' 등에서 매력을 뽐낸 문정희는 '해결사'에서는 정치적 야망을 위해 음모를 꾸미는 야심가 오경신 역으로 강한 모습을 선보였다.

오경신이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전화로 지시를 내리는 상대는 장필호(이정진)다. "그 휴대폰이 꺼진 상태였는지, 아니면 실제로 통화를 하면서 촬영한 건지 궁금하시죠? 처음엔 이정진씨하고 진짜로 통화하면서 찍을까도 했는데, 전화를 하면서 표정으로 상대의 대답에 대한 반응을 보여 줘야 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어요. 눈을 위로 치켜뜨거나, 가소롭다는 듯이 목을 만지거나, 침을 삼키거나. 생각해 보면 전화기에만 대고도 보여줄 수 있는 표정이 참 많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문정희 못지 않게 전화로 자주 연락하는 설경구와 이정진은 진짜로 통화를 하면서 촬영했다는 것. "오경신은 아무래도 사건이 어찌 돌아가는지 관객한테 많이 보여줘야 하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했는데, 사실 제가 꺼진 전화기 들고 연기할 때 정진씨는 항상 현장에 있었어요.(웃음)"

24시간 넘게 휴대폰만 붙들고 있다 보니 나중에는 휴대폰이 닿는 부분의 메이크업도 다 지워졌다. "얼굴 한 쪽만 그렇게 다시 메이크업하는 경우도 잘 없을 거예요. 그리고 전화 벨이 울리는 장면도 있는데, 그걸 촬영하려면 계속 옆에서 전화를 걸어줘야 하고. 영화에선 심각했지만 현장에서 보면 참 재미있는 장면도 많았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어 문정희는 기쁘다. '해결사'에 이어 곧 KBS2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에서 비중있는 배역으로 팬들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