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일이 되기도 전에 상장 폐지되는 조기종료ELW(코바워런트)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다섯 종목이 거래정지된 데 이어 1일에도 두 종목이 청산됐다.
주가가 정해진 손실구간 안으로 진입하자 자동 상장 폐지된 것이다. 직전가가 660원이었던 맥쿼리증권의 조기종료ELW는 467원에 청산됐고, 대우증권이 발행한 ELW의 경우 전 거래가격보다 48% 하락한 채 상장 폐지됐다.
ELW란 지수나 종목들을 보다 싼 가격에 거래할 수 있도록 고안된 투자상품이다. 복잡한 수익구조를 일반주식처럼 변환해 손쉽게 매매할 수 있게 설계됐다.
그러나 등락폭이 너무 커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올 9월부터 코스피200지수(코스피 상위 200개 종목을 모아 만든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조기종료형 상품을 도입, 안전성을 높였다. 원금을 일부라도 보전해 주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상품은 없다. 조기종료ELW 역시 예상했던 방향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손실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이번에 조기종료된 ELW는 모두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풋(Put)'상품이다. 8월 말 1740선에 걸쳐 있던 코스피지수가 9월 말 1870선까지 수직상승하자 코스피200지수도 226에서 242까지 7%가량 올랐다. 풋 관련 상품은 손실을 낼 수밖에 없다.
반대로 큰 수익을 올린 ELW도 적지 않다. 주가가 상승하면 돈을 버는 '콜(Call)'상품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6일 상장된 '한국0A35코스피200조기종료콜'의 경우 1180원에 거래를 시작해 9월 30일에는 1585원까지 올라 34.3%의 수익률을 거뒀다. 코스피지수 대비 5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셈이다. 1억원 이상 거래된 조기종료ELW 중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콜종목이었고, 모두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조기종료ELW라 하더라도 종목의 성격에 따라 한쪽은 조기청산됐지만, 한쪽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실적을 올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ELW 거래에 앞서 이같은 상품의 특성을 잘 인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조기종료형 상품의 경우 청산이 되기 전 미리 빠져나와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조기종료ELW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조기종료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조기종료가 가까워졌다는 신호가 오면 일단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말했다.
☞ELW (주식워런트증권·Equity Linked Warrant)
옵션 구조를 가진 주식파생상품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거래된다. 코스피200지수와 같은 지수형, 그리고 삼성전자, 포스코 등 대형 종목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이 있다. 주가가 오를 것 같으면 '콜ELW'를, 반대로 내릴 것 같으면 '풋ELW'를 사면 된다. 적은 비용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큰 폭의 손실을 낼 수도 있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