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코스닥에 외국인이 돌아왔다

올 들어 부진을 거듭하던 코스닥시장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가 코스닥시장으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4일 코스닥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하며 500선 회복에 나섰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로 전환, 전날에 비해 소폭(0.26%) 내린 493.78로 마감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까지 코스닥지수는 8일 연속 오르며 올 들어 가장 오랜 기간 상승 행진을 벌였다.

9월 중순까지만 해도 코스닥지수는 부진을 거듭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4일 연속 연중 최고치(1879.29)를 경신할 정도로 강세인 데 비해, 코스닥지수는 올 1월 중순 기록한 연중 최고치(557.88)보다 11% 하락한 상태다. 연간 기준으로도 코스피지수가 11.7% 상승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작년 말에 비해 4% 가까이 하락했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이 부진했던 이유는 대규모 상장폐지, 횡령·배임 사건들로 인해 투자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또 하반기 들어 대형 IT주(株)의 부진이 코스닥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코스닥시장은 부품·재료 등 IT 관련주가 시가총액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과 기관들의 '쌍끌이' 매수가 살아나고 있다. 9월 이후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수(주식 매수액이 매도액보다 많은 것)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5000억원 정도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2500억원)이 9월 이후 집중됐다. 8월 말까지 8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던 기관 투자자도 9월부터 120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3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시장 대형주로 구성된 'KOSTAR'지수에 속한 30개 종목 중에 증권사가 실적 전망 자료를 내놓은 26개 종목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2분기에 비해 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대투증권 이종성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실적에 비해 부진한 주가와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 덕분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코스닥 우량주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했다. LIG투자증권 최운선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과 미국의 투자수요 확대, 투자심리의 개선 등으로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하루 2조원대를 밑도는 부진한 거래대금과 거래량 추이를 볼 때 아직 코스닥시장이 부진에서 탈출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