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센카쿠는 日本땅인데…"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4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를 꺼냈다.

간 총리는 이날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열리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담에서 "최근 일본과 중국 간에 문제가 좀 있었다"는 식으로 먼저 센카쿠 문제를 제기했다고 배석했던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이 대통령에게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대해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일본이 자신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열도에 대해 중국이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자신의 편을 들어 달라고 넌지시 요청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일본과 중국 간의 분쟁은 동북아 평화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두 나라가 노력하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일본식으로) '센카쿠'라고 말하느냐 (중국식으로) '댜오위다오'라고 말하느냐도 고민스러울 정도로 예민한 문제"라며 "우리로선 더 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당분간 3국 사이에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이 대통령은 5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도 회담을 갖는다. 원 총리가 이날은 언급을 피하더라도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는 피하기가 쉽지 않다. 매년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올해 의장국을 맡고 있다. 양측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동북아 관계의 중요한 고리를 푸는 데 한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우리는 물론 일본이나 중국도 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고민 중"이라고 했다.

한편 간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지난 8월 약속한 조선왕실의궤 등) 도서의 양도가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해 "북한 내에서 권력 세습 등 여러 상황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6자회담은 핵 문제가 진정으로 해결된다는 전제하에서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간 총리도 "북한 후계문제 등 여러 가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6자회담은 북한이 비핵화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또 지지부진한 상태인 한·일 FTA의 조속한 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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