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인파 넘친 세종시 첫 분양설명회

    입력 : 2010.10.07 03:02 | 수정 : 2010.10.07 07:51

    전국서 1000여명 몰려 "힘센 부처 온다는데…"
    충청 실수요자도 큰 관심

    6일 충남 연기군 조치원 연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분양 설명회. 충남은 물론 서울과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예비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신현종 기자 shin69@chosun.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지어 분양하는 '첫마을(시범단지)' 아파트 단지 분양 설명회가 열린 6일 낮 12시쯤 충남 조치원 연기문화예술회관 앞. 설명회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2시간 전부터 예술회관 주변 도로는 마비됐다.

    100여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은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으로 가득 찼고, 회관 앞 4차선 도로 중 2차선은 주차장으로 변했다. 차량 중에는 서울·경기·경북 번호판을 단 차량도 보였다.

    "세종시를 원안대로만 한다고 하지만 설마 힘센 중앙부처 공무원들 내려오는데 뭐가 있어도 있지 않겠어요. 그래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요. 분위기를 보니 편하게 자리 앉아서 설명 듣기는 어렵겠어요." 오후 1시쯤 승합차에서 내리던 구모(54)씨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이웃 주민 4명과 함께 왔다고 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분양 설명회에 예상을 뒤엎고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렸다. 설명회가 열린 연기문화예술회관에는 1000여명의 예비청약자가 몰려 1·2층 모든 좌석은 가득 찼다. 50여명은 서서 설명을 들었다.

    당초 주택건설 업계에선 세종시 아파트 분양 전망에 대해서는 냉담했다. 세종시가 기업·교육중심 도시가 아닌 원안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 자생력을 가진 도시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공무원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는 참석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분양 설명회 참석자들은 세종시의 미래에 대해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면서도 실수요자 입장에서 괜찮은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선 연기군 주변 지역에 아파트 분양이 거의 없어 충남 각 도시와 대전 등에서 실수요자들도 많이 찾았다. 대전시 유성구에서 왔다는 김모(54)씨는 "최근 대전에선 도안신도시를 제외하고 새 아파트 분양이 거의 없어 세종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세종시가 실제 수도권 도시처럼 자생력이 있을지는 몰라도 은퇴 후 살 도시로는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첫마을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잠정적으로 3.3㎡당 650만원으로 정해짐에 따라 분양가격도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주민들도 있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연기군의 신축 아파트(입주 5년 이내) 가격은 3.3㎡당 평균 593만원, 대전 도안신도시는 807만원가량이다. 연기군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대도시인 대전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또 서울과 경기도에서 '투자' 목적으로 설명회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설마 정부가 세종시를 유령 도시로 내버려 두겠느냐"는 희망 섞인 전망을 했다.

    LH가 세종시에서 처음 분양하는 첫마을 아파트 단지는 6520가구(분양 5158가구, 임대 1362가구), 단독주택 480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단계 분양 물량으로 1582가구를 분양한다. 이달 말 분양공고가 나면 다음 달 청약을 받고, 내년 10월쯤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대규모 이주 대상인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청약에 응하느냐가 세종시 아파트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