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순국장병 자녀들에 고교졸업 때까지 장학금"

"순국 장병 자녀들은 아무리 도와줘도 부족하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 장병의 자녀들을 돕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경기도 화성시 비봉중·고교를 운영하는 일지학원 홍석보(50) 이사장은 학교법인 설립 50주년을 맞아 천안함 전사자를 포함한 순국 장병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고 6일 밝혔다. 일지학원 정재장학회는 7일 비봉고교 효애관에서 천안함 전사자 이창기 준위의 아들 이산(13)군 등 10명에게 충효(忠孝) 장학금 100만원씩을 전달한다. 천안함 실종자 구조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딸 한슬기(대학생·200만원)씨, 제2연평해전 전사자 조천형 중사의 딸 조시은(초등생·100만원)양에게도 장학금을 준다.

장학금 지급은 일회성이 아니다. 홍 이사장은 "고교 졸업까지 매년 100만원씩 장학금을 주겠다"며 "이후 뉴질랜드 유학이나 어학연수도 보낼 것"이라 했다. 일지학원은 뉴질랜드 정부 인가를 받은 스포츠 전문 단과대학 CSM대학(Canterbury sports management college)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운영 중이다.

일지학원은 이날 '대한민국 수호천사(순국장병) 유자녀를 사랑하는 모임'이란 뜻의 천사모(www.1004mo.co.kr) 발족식도 가졌다. 홍 이사장은 "전투기나 헬기가 추락해 숨지는 장병들도 계속 생기잖느냐"며 "이들의 자녀 또한 돕자는 뜻에서 천사모를 만들었다"고 했다.

홍 이사장은 육군 대령으로 예편하고 1993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 홍성무 전 이사장을 떠올리며 이런 사업을 기획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 때 다리를 다쳐 귀국하시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김포공항에서 아버지를 향해 손 흔들고 애타게 이름을 불렀죠. 그때 '아버지가 숨진 아이들은 얼마나 많고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홍 이사장은 "일지학원의 첫 번째 교훈(校訓)이 애국(愛國)"이라며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국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좋은 교육이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