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頂門一鍼

〈제9보〉(112~123)=프로라면 누구나 '한 방'이 있다. 잘 나간다고 우쭐대다간 언제 누구에게 일격을 당할지 모르는 세계다. 올해 중국 갑급리그서 개인 성적 1위(11승 2패)를 달리는 등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퉈자시도 최근 그런 일을 겪었다. 지난달 제15회 삼성화재배 1회전서 박지연 二단에게 패해 탈락한 것. 중국 7위가 한국 랭킹 100위권 밖 여성 기사에 진 것은 오래 기억될 만한 사건이었다.

113은 필수. 이 수를 게을리하면 백에게 '가'로 파호당해 하변 흑 대마가 졸지에 미생마로 쫓기게 된다. 백도 이 기회에 좌상귀 흑을 차단, 공격해 보는 건 어떨까. 참고1도 백1, 3의 수단 말이다. 그러나 4로 틀을 잡으면 이 흑은 A와 B를 맞봐 잡히지 않는다.

118까지 정비한 것은 현명했다. '나'로 상변 흑을 차단하는 수까지 노리게 돼 백 우세의 흐름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119 단수 때 120도 정확한 응수. 122로 되 따내 알기 쉽게 연결했다. 120으로 참고2도 1에 잇는 것은 2로 끊긴다. 9까지 역습해 봐도 10이 준비돼 있어 오히려 백이 망한다. 123은 정수리에 침을 꽂는 듯 따끔한 맥점. 좌변 백의 운명은?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