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삼성전자 이틀째 급락… '미운 오리 새끼' 되나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던 삼성전자가 이젠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하는 것일까?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2000원(1.56%) 내린 75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에 이어 이틀간 4.41% 급락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 비중이 12% 밑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한 것은 7일 삼성전자가 3분기 매출이 40조원, 영업이익이 4조8000억원이라고 잠정 실적을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분기 매출로는 역대 최고치이지만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인 5조원을 밑도는 바람에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던 외국인이 실적 발표 후 이틀간 2000억원어치 가까이 순매도(매도액이 매수액보다 많은 것)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史上) 최고가(87만원)로 치솟은 지난 4월 초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 총액 비중은 15%에 육박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8일 시가 총액 비중은 11.78%(우선주 포함)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10% 이상 급등한 반면 삼성전자의 8일 종가는 지난해 종가(79만9000원)보다 내려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처럼 상대적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선진국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 구희진 대신증권 전무는 "삼성전자는 선진국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매출 비중이 50%를 넘지만,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이 나란히 경기 침체 위험에 빠지면서 LCD(액정화면) TV 등 고가 제품의 판매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은 반도체 부문의 선방(善防)에도 불구하고 LCD와 TV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으로 증권사들은 분석한다.

한편 삼성전자의 실적과 단기적인 주가 전망을 놓고 부정적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주가가 4분기 중에 74만원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주가가 내릴 만큼 내렸다는 시각도 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이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경쟁업체와 격차를 벌리는 것은 물론 휴대전화와 TV시장에서의 강세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