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달리기 정말 좋아요… 내일은 우리가 국가대표"

눈부신 가을 햇살 아래 육상 꿈나무 5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제2회 어린이 육상왕 축제'가 열려 어린이 육상선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만 참가할 수 있는 이 대회는 지난 5월부터 서울·부산·대전·대구 등 4개 도시에서 지역 예선을 거쳤다. 이날 오전 서울지역 예선전을 포함해 2000여명의 경쟁자를 뚫고 올라온 50명의 어린이 선수들이 오후에 5종목에서 왕중왕전을 치렀다. 이 대회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육상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선일보가 주최했다.

이날 남자부 80m 달리기에서는 11.44초를 기록한 김유찬(서울 신구로초 3년)군이 대회 2연패를 노리던 홍준호(서울 동일초 3년)군을 불과 0.04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홍군은 그러나 곧이어 출전한 50m 허들과 멀리뛰기에서 우승하며 80m 달리기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명은(서울 대림초 3년)양은 80m 달리기와 50m 허들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양은 "달리는 것이 정말 좋다"며 "그리피스 조이너(여자 100m 세계 기록 보유자)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창던지기에서는 곽정호(서울 서교초 3년)군과 윤민경(대구 동평초 3년)양이, 여자부 멀리뛰기에서는 박현지(서울 장평초 3년)양이 우승했다.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200m 릴레이에서는 대구 송정초등학교 팀이 우승했다.

승부는 치열했지만 분위기는 시종일관 활기찼다. 아이들 모습을 카메라에 담던 부모들은 "우리 아들·딸이 최고!"라고 응원했다. 이날 대회를 위해 대전에서 온 위대규(9)군의 아버지 위현동(41)씨는 "비록 우리 아들이 우승은 못했지만 열심히 뛴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심판위원장을 맡은 서울시육상연맹 심판이사 주진기(47)씨는 "육상 선수로 대성할 가능성이 있는 어린 선수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며 "이런 대회가 많이 생겨서 우리 육상이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