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별세] "훌륭한 애국자" "분단시대의 영웅"

10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황 선생은 전쟁을 막고 북한의 세습 독재에 대한 허구를 통렬하게 질타하던 훌륭한 애국자였다"며 "북한의 집요한 살해 음모를 잘 견뎌내셨다. 나와 매달 한 번씩 오찬을 함께하면서 북한의 민주화와 통일에 대한 논의를 해오시던 분이라 심심한 애도와 아쉬움이 남는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황 전 비서는 김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인 1997년 한국으로 망명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성명을 내고 "황 선생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인권 탄압 국가인 북한 체제에 항거하고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의 희생까지 마다하지 않은 남북 분단시대의 큰 별이자 영웅"이라며 "갑작스러운 부음을 접하고 비통하고 애절한 심정을 억누를 길이 없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많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 주민의 인권 회복, 민족의 평화를 위한 고인의 용기 있는 행동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황장엽 선생은 북한에서 주체사상을 세운 학자이면서 민족에 대한 뜨거운 열정도 갖고 있었다"며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와서 계시다가 이렇게 급격히 사망한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 명복을 빈다"고 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살아생전 그의 행적은 분단이 빚어낸 가슴 아픈 또 하나의 초상이다. 넋이라도 통일 세상을 보기 바란다"고 했고,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그의 삶 자체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