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욱 기획팀장의 심층분석] 前 금융통화위원 7인에 '10월 기준금리 전망' 물어보니… 5명이 인상… "경기 상승세에 물가 치솟을 우려"
입력 : 2010.10.12 03:02
2명은 '금리 동결' 의견
"서민·中企 부담 커지고 원화강세 부추길 가능성"
정부는 계속 금리동결 기류
설문에 응한 7명의 전 금통위원은 김명호 전 한국은행 총재(1993년 3월~1995년 8월·괄호 안은 금통위원 재직기간·순서는 재임 우선 순), 곽상경 고려대 명예교수(1998년 4월~1999년 6월), 김영섭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1998년 4월~2000년 4월), 남궁훈 전 위원(2000년 4월~2004년 4월), 이덕훈 서강대 교수(2004년 4월~2008년 4월), 이성남 민주당 국회의원(2004년 4월~2008년 3월), 심훈 전 위원(2006년 4월~2010년 4월)이다. 실제 금통위 의사록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응답 내용도 익명으로 공개한다.
◆"물가 오름세 기대감 막기 위해 금리 올려야"
연 2.0%에서 16개월간 동결됐던 기준금리가 연 2.25%로 인상된 것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7%를 넘어서는 등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하반기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8·9월 두 달 연속 금리는 다시 동결됐고,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한은의 물가안정치 목표인 3%를 넘어선 3.6%였다.
이번 설문에 참가한 전 금통위원 대부분은 "9월 소비자물가가 급등한 것은 금통위가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쳐서라기보다, 채소를 비롯한 신선식품의 일시적인 가격 급등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물가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전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B씨는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또다시 금리를 동결할 경우 한은이 물가 안정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C씨는 "한은은 우선적으로 물가를 봐야 하며, 이것저것 다 고려하면 시기를 놓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G씨는 "세계 주요국의 금리가 낮고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다"며 동결을 전망했다.
◆국내 통화정책, 선진국 양적완화와는 별개로 봐야
올 초 국제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출구전략(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시중에 풀린 과잉 자금을 회수하는 조치)이었다. 최근에는 미국 등 선진국이 시행하거나 추진 중인 양적완화 정책(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는 통화정책)이 큰 관심사다.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인데도 주요국들이 시중에 돈을 더 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 금통위원들은 경기둔화 위험에 처한 선진국과, 인플레이션(경기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가 있는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미국이나 일본은 디플레이션(경기 부진에 따른 물가하락) 위험이 크기 때문에 금융완화 조치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D씨는 "주식뿐 아니라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시중에서는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원화강세 부추길 수도
글로벌 달러 약세(弱勢)로 9월 한 달간 원화 가치가 5.1% 절상됐다. 우리나라 주식과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과 반대로, 국내에 들어온 투기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경우 외환부족 사태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금리가 더 오르면 제로 금리 수준인 미국·일본 등과의 금리 차이를 노린 투기자금이 더 몰려들 가능성도 있어 금리 인상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F씨는 "이 시점에 대내외 금리 차가 더 커진다면 우리나라는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의 흡입 통로가 돼 원화 강세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씨 역시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 강세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최근에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금리 차이 측면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경제기초) 등에 기인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C씨는 "금리와 환율 관계는 국제 유동성 차원에서 주시해야지, 금리 결정을 환율과 연관짓다 보면 기준금리 본연의 기능이 대외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 오름세 기대감 막기 위해 금리 올려야"
연 2.0%에서 16개월간 동결됐던 기준금리가 연 2.25%로 인상된 것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7%를 넘어서는 등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하반기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8·9월 두 달 연속 금리는 다시 동결됐고,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한은의 물가안정치 목표인 3%를 넘어선 3.6%였다.
이번 설문에 참가한 전 금통위원 대부분은 "9월 소비자물가가 급등한 것은 금통위가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쳐서라기보다, 채소를 비롯한 신선식품의 일시적인 가격 급등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물가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전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B씨는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또다시 금리를 동결할 경우 한은이 물가 안정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C씨는 "한은은 우선적으로 물가를 봐야 하며, 이것저것 다 고려하면 시기를 놓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G씨는 "세계 주요국의 금리가 낮고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다"며 동결을 전망했다.
◆국내 통화정책, 선진국 양적완화와는 별개로 봐야
올 초 국제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출구전략(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시중에 풀린 과잉 자금을 회수하는 조치)이었다. 최근에는 미국 등 선진국이 시행하거나 추진 중인 양적완화 정책(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는 통화정책)이 큰 관심사다.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인데도 주요국들이 시중에 돈을 더 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 금통위원들은 경기둔화 위험에 처한 선진국과, 인플레이션(경기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가 있는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미국이나 일본은 디플레이션(경기 부진에 따른 물가하락) 위험이 크기 때문에 금융완화 조치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D씨는 "주식뿐 아니라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시중에서는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원화강세 부추길 수도
글로벌 달러 약세(弱勢)로 9월 한 달간 원화 가치가 5.1% 절상됐다. 우리나라 주식과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과 반대로, 국내에 들어온 투기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경우 외환부족 사태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금리가 더 오르면 제로 금리 수준인 미국·일본 등과의 금리 차이를 노린 투기자금이 더 몰려들 가능성도 있어 금리 인상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F씨는 "이 시점에 대내외 금리 차가 더 커진다면 우리나라는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의 흡입 통로가 돼 원화 강세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씨 역시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 강세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최근에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금리 차이 측면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경제기초) 등에 기인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C씨는 "금리와 환율 관계는 국제 유동성 차원에서 주시해야지, 금리 결정을 환율과 연관짓다 보면 기준금리 본연의 기능이 대외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물가가 오름세여서 금리는 인상해야 한다."(A 전 금통위원)
"동결을 전망한다. 미국과 EU가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선진국 간 환율전쟁이 격화되고 있어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를 외환시장 안정화에 둬야 한다."(F 전 금통위원)
14일 열리는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본지가 전직(前職) 금통위원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명 가운데 5명이 "10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2.25%에서 연 2.5%로 인상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2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추진하는 양적완화 정책(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과 우리나라 통화정책 방향은 별개라는 의견을 낸 전 금통위원도 7명 중 5명이었다.
금통위원은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원으로, 매월 국내외 경기동향과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현재 정부 내에선 서민층 이자부담 등을 우려하며, 기준금리가 계속 동결되기를 원하는 기류가 강하다.
"동결을 전망한다. 미국과 EU가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선진국 간 환율전쟁이 격화되고 있어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를 외환시장 안정화에 둬야 한다."(F 전 금통위원)
14일 열리는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본지가 전직(前職) 금통위원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명 가운데 5명이 "10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2.25%에서 연 2.5%로 인상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2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추진하는 양적완화 정책(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과 우리나라 통화정책 방향은 별개라는 의견을 낸 전 금통위원도 7명 중 5명이었다.
금통위원은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원으로, 매월 국내외 경기동향과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현재 정부 내에선 서민층 이자부담 등을 우려하며, 기준금리가 계속 동결되기를 원하는 기류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