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별세] 탈북자·일반 시민 등 1500여명 조문

11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병원 3층 30호 빈소와 인근 복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弔花) 등 140여개의 조화가 놓였다. 이날 오후 11시까지 정치인 등 사회 저명인사 50여명과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 탈북자 300여명 등 1500여명이 황씨의 빈소를 찾았다.

평양 출신인 김용학(80·가명)씨는 "나는 6·25전쟁 때 남으로 내려와 가정을 이뤘지만 이북에서 홀로 내려온 황씨가 쓸쓸할 것 같아 조문왔다"면서 "황씨가 북한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등 대한민국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해서 고맙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 중에는 대학생들도 있었다. 김건우(20·가톨릭대 국제학부 1년) 보수대학생연합 회장은 "고등학생 시절 황장엽 선생님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며 "대학에 입학하고 꼭 한 번 뵙고 싶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했다.

1968년 1·21사태의 김신조(69) 목사는 "어른이 하시던 일을 계승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에 예정됐던 입관은 독극물 검사결과 확인 절차 등으로 12일로 미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심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독극물 검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