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근접 센서 오류·네트워크 과부하가 원인

스마트폰 갤럭시S를 사용하는 김모(40)씨는 요즘 통화 중 갑자기 끊기는 현상 때문에 짜증스럽다. 상대편이 자신의 전화를 받자마자 전화가 뚝 끊기는 현상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 아이폰4 등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통화 품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나 인터넷 카페에서도 스마트폰의 통화 품질이나 오작동에 대한 불만의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동전화의 통화 품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 갑작스럽게 통화 중 끊김(call drop)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스마트폰 근접 센서 오류가 끊김현상 일으켜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근접 센서문제를 우선 꼽는다. 스마트폰의 경우, 대개 터치스크린의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휴대폰 앞면 위쪽에 근접 센서를 장착, 통화 중에는 다른 터치기능이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한다. 문제는 근접 센서 인식 거리가 6㎝ 안팎으로 너무 짧다는 것. 따라서 사용자가 자신의 귀에서 그 이상의 간격을 두고 통화를 할 경우, 실수로 터치스크린의 다른 버튼을 눌러 통화가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근접 센서 인식 거리를 6㎝에서 9㎝로 확대하고 통화 일시 중단이나 통화 차단 버튼 등 사용자들이 실수로 누를 수 있는 버튼의 위치와 크기도 조정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용량 부족도 원인

스마트폰 사용자가 400만명을 넘어서면서 통신망의 용량 부족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사용자 한 명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때 차지하는 용량은 10명 이상이 음성통화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무선데이터 사용이 폭증하면서 음성통화와 서로 간섭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텔레콤이나 KT의 무선데이터 사용량은 작년 하반기에 비해 5~6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등이 이동통신망을 통한 무선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이동통신망에 대한 과부화가 심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가 이런 문제 때문에 대대적인 네트워크 확충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아직 시스템이 최적화가 안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스스로도 관리해야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PC에 가까운 기기다. 음성통화 중심의 일반 휴대폰과 달리 PC처럼 갑자기 스마트폰이 다운되거나 오작동을 일으킬 개연성이 높다는 것. 예를 들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동시에 구동시킬 경우 스마트폰의 메모리 용량 부족으로 음성통화가 끊기거나 프로그램 구동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스마트폰에 저장된 과도한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정리 ▲와이파이 지역에서 무선인터넷을 할 때에는 와이파이망을 우선 사용 ▲PC와 연동해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자주 업데이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IT기기를 만지는 데 자신이 없는 사용자는 삼성전자나 KT 등 제조사·통신사의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갤럭시S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고 나서 오작동이나 통화 중 끊김현상이 크게 줄었다는 반응도 많다. KT도 불편을 겪는 사용자 주변에 중계기를 설치해 네트워크 용량을 즉각 늘려주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