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퇴임 송별파티'… 줄리엣 비노쉬 '화끈한 막춤'으로 축하

프랑스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막춤 파티'로 부산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12일 밤 11시 30분쯤 부산 광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와이드 앵글 파티'에 두 사람이 들어서자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부산영화제 영문 로고가 화려하게 새겨진 청바지에 붉은 셔츠 차림이었다. '와이드 앵글'은 부산영화제의 아시아 다큐멘터리 부문 이름이다. 영화제는 이 부문 작품들의 제작진을 상대로 파티를 열어왔다. 올해는 이번에 퇴임하는 김 위원장의 송별 파티를 겸했다.

먼저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김 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한 뒤 젊은 영화인들이 김 위원장을 무동 태우고 장내를 한 바퀴 돌았다. 김 위원장이 "여러분 사랑합니다!" 하고 외치자 비노쉬가 마이크를 받았다. "저는 여기에 영화배우로 온 게 아니에요. 댄서로 왔습니다. 자, 모두 춤추자고요!"

팝 그룹 아바의 노래 '댄싱 퀸'이 흘러나왔다. 비노쉬는 양손을 번갈아 오르내리며 머리를 흔드는 '막춤'을, 김 위원장은 두 손을 든 채 윗몸을 흔드는 '관광버스 춤'을 선보였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중국의 허우샤오시엔(侯孝賢) 감독도 덩달아 손을 잡고 춤췄다. 프레모 위원장과 허우 감독은 김 위원장과 함께 '타이거 클럽'이라는 모임의 멤버다.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비롯한 게스트들과 양익준 감독, 배우 김꽃비 등이 한데 어울려 어깨에 손을 올리고 빙빙 도는 '기차춤'을 췄다. 이어 사람들은 둥글게 둘러서서 마음껏 춤을 췄다. 비노쉬는 누구든 자기 앞에 와서 춤을 추면 그에 맞춰 춤추며 월드스타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춤이 끝나자 비노쉬와 김 위원장은 양볼에 입을 맞추는 프랑스식 인사를 나눴다.

자정부터는 해운대 한 복국집에서 김 위원장이 주최한 파티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술을 마시던 시절엔 늘 와이드 앵글 파티에서 춤을 췄지만 술 끊은 뒤로는 추지 않았다"며 "올해는 퇴임을 앞둔 데다 비노쉬와 프레모 위원장, 허우샤오시엔 감독 등이 오셔서 (술은 안 마셨지만) 춤을 췄다"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