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예금자보호제' 어떤 상품을 얼마나 보호해주죠?

예금자보호제도는 어떤 금융상품을 얼마나 보호해 주나요

모든 나라에서 예금자보호제도가 1차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금융상품은 은행, 저축은행 같은 예금수취 금융회사에 맡겨진 예금입니다. 예금을 수취하는 금융회사는 고객들의 예금을 받으면 이를 함께 모아 대출 등으로 운용합니다. 금융회사가 파산할 경우 고객 각자의 예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예금을 받은 금융회사는 '뱅크 런'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회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은행, 저축은행에 예치한 예금은 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예금보험기금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에 신용협동조합, 농협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여타 예금수취회사의 예금은 이들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적립한 기금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어 기금이 부족하면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기금은 다른 나라와 달리 유가증권 등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맡겨둔 투자자예탁금도 보호하고 있습니다. 다만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유가증권은 증권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투자자의 이름으로 보관되고 있어 증권회사가 파산하더라도 안전하기 때문에 보호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기금이 보호하는 또 다른 상품은 보험계약입니다. 특히 만기가 장기인 생명보험의 경우 오랫동안 보험료를 납부하고 노년이 되어 보험금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보험금을 받는 시점에 보험회사가 문을 닫아 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아무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회사가 문을 닫을 경우 우리의 금융재산을 보호해 주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보호해 주지는 않습니다. 무한정 보호해줄 경우, 고객들이 금융회사를 선택할 때 해당 금융회사의 경영상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높은 금리 같은 금전적 이익만 보고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금자보호제도는 고객의 재산을 금융회사별로 5000만원까지만 보호하고 있으며, 금리도 금융회사가 약속한 높은 금리 대신 예금보호기금이 정한 금리만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예금자보호제도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만일 금융회사가 파산해 문을 닫게 되면, 금융재산을 돌려받기까지는 몇 개월의 기간이 소요돼 자금이용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회사를 선택할 때 예금자보호제도를 믿고 높은 수익률만을 기준으로 선택하기보다는 경영상태가 건전한 금융회사를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는 원래 보험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즉, 보험 가입자가 보험에 가입한 것을 믿고 자신이 당연히 기울여야 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사고를 당함으로써 보험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용어가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당시 많은 전문가가 금융위기 발생의 한 원인으로서 사회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금융회사들은 고객의 예금을 안전하게 운용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부실위험이 큰 기업에 대출해 줌으로써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고객은 금융회사가 안전한지 스스로 꼼꼼히 따져보고 돈을 맡겨야 하는데 은행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에 예금을 해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대출을 받는 기업들은 자신의 정확한 경영상태를 은행에 알려주어야 하는데 이를 감추고 대출을 받아 은행에 큰 손실을 끼쳤습니다. 감독 당국조차 고객의 재산을 보호하고 금융 시스템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감독을 소홀히 했습니다. 결국 은행·예금자·대출자·감독당국 모두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큰 고통을 당했던 것입니다.


퀴즈

예금자보호제도는 예금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예금 전액을 보호하지 않고 금융회사별로 1인당 ○○○○만원까지만 보호하고 있습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0월 20일(수) 오후 5시 마감, 10월 22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외환시장개입〉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김명래 김석희 김선길 김정연 남태규 박봉근 박영원 박영철 박인숙 손문숙 손상준 송복만 양순혜 오혜숙 이강로 이상진 이웅섭 이재완 전명화 정미영 천영식 최영호 최종호 홍주희 황동천)

변액보험, 예금 보호대상에 포함 〈조선일보 2010년 9월 2일 B1면〉

보험회사의 투자 실적에 따라 나중에 받을 보험금 액수가 달라지는 변액보험금 중 일부가 새로 예금자 보호를 받게 된다. 예금자 보호를 받으면 금융회사가 파산하거나 영업정지를 당하더라도 고객 1인당 5000만원까지 원금과 이자를 정부(예금보험공사)가 대신 지급해준다. 금융위원회는 1일 변액보험을 예금 보호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사람들은 소득 중에서 소비하고 남은 자금으로 저축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은행,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에 예금을 하거나 증권회사를 통해 주식이나 채권을 매입하기도 합니다. 혹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이용하는 금융회사가 경영 악화로 문을 닫게 되면 우리의 예금, 투자자예탁금, 보험금 등과 같은 금융재산은 어떻게 될까요.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 금융회사는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자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기 때문에 예금자나 투자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만일 이러한 일이 자주 발생한다면 사람들은 안심하고 금융회사에 돈을 맡길 수 없게 되고, 이 때문에 금융시장은 불안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예금자보호제도란 이와 같이 파산으로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고객의 금융재산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예금보험기금이 사전에 정해진 약속에 따라 금융기관에 맡긴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신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왜 필요할까요

우리가 금융회사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무엇일까요. 우선, 높은 예금금리, 저렴한 증권거래수수료, 낮은 보험료 등 금융회사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금전적 이익일 것입니다. 또 금융회사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도 중요한 고려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많은 금융회사가 경영 악화로 문을 닫고, 이로 인해 예금자나 투자자들이 금전적 손실이나 불편을 경험한 이후 사람들은 금융회사에 맡겨둔 우리의 금융재산이 과연 안전한가에 가장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만일 금융회사에 맡겨놓은 자신의 재산을 어떤 경우라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사람들은 금융회사가 부실해질지 모른다는 조그만 의심만 들어도 금융회사로 달려가 인출을 하려 할 것입니다. 금융회사는 '선요구·선인출(first come, first serve) 원칙'에 따라 먼저 오는 고객의 재산을 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자산이 다 없어지기 전에 우리의 예금이나 투자자금을 먼저 찾아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금융회사의 파산을 우려한 예금자나 투자자가 자기 돈을 먼저 찾기 위해 금융회사로 쇄도하는 현상을 '뱅크 런(bank run·집단 예금인출)'이라고 합니다. 일단 '뱅크 런'이 발생한 금융회사는 보통 한꺼번에 쇄도하는 고객의 인출요구를 모두 들어줄 만큼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더 빨리 파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정책당국자들은 비록 금융회사의 경영이 어느 정도 악화되더라도 '뱅크 런'과 같은 극단적인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일부 금융회사의 경영이 부실화되더라도 고객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여 '뱅크 런'이나 금융시스템 전체의 불안을 방지할 목적에서 도입된 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