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영결식] "선생님은 진정한 휴머니스트" 2곳서 추모집회

14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 광장에서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 자유시민연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400여명의 시민단체 회원이 모여 '고(故) 황장엽 선생 추모 및 북한 3대 세습 독재 규탄 국민 대회'를 열었다. 광장 한쪽에는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장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쓴 현수막 아래 분향소가 설치돼 회원들과 지나가는 시민들이 분향했다. 집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태극기와 '북한민주화위원장 황장엽', '3대 세습 종식! 북한 주민 자유!'라고 쓴 팻말을 들었다.

1부 추모식과 2부 규탄대회로 이어진 이날 행사에서 활빈단 홍정식(60) 단장은 추모사를 통해 "황장엽 선생은 북한독재정권으로부터 배신자 낙인을 받고 가족이 숙청당할 것을 알고도, 2300만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삶을 외면하지 않은 진정한 휴머니스트였다"며 "우리는 이러한 정신을 본받아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과 자유를 위해 김정일 세습독재 정권과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것은 끊임없는 투쟁이나 마찬가지"라며 "황장엽 선생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도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 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는 국민행동본부가 '고(故) 황장엽 선생 추모 및 김정은 3대 세습 규탄 국민대회'를 열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강철환 북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 500여명이 모였다. 탈북자 출신 장진성 시인이 추모시를 낭독하고 서울글로리아 합창단이 '주여, 임하소서', '비목' 등 추모곡을 부르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김성민 대표는 "김대중 정권 때 황 선생님의 사무실 곳곳에 도청기가 설치돼 있어서, 황 선생님은 손님들에게 항상 종이에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전해 줬다"며 "몇몇 사람들은 황 선생님이 좋은 차를 타고 경호를 받으며 잘살았다고 말하지만, 한국에서 황 선생님 삶은 구금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강철환 부위원장은 "평소 황 선생님께서는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전 대통령, 경제 성장을 이룬 박정희 전 대통령,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끈 등소평을 높이 평가했다"며 "황 선생님께서 망명하면서 김일성·김정일 체제의 사상적 요새가 완전히 붕괴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