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영결식] 여한없이 가자… 삶을 안겨준… 조국의 거룩한 뜻… 되새기며…(황장엽씨의 시 '이별' 중에서)

지난 10일 별세한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통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황씨 수양딸 김숙향(68)씨와 명예장의위원장인 김영삼 전 대통령, 현인택 통일부 장관,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정몽준 전 대표, 원희룡 사무총장, 안형환 대변인, 박진 의원,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탈북단체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황씨와 함께 망명했던 김덕홍 전 북한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사장과 민주당·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공동장의위원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조사(弔詞)에서 "2300만 동포들을 노예로 만들고 3대 세습으로 전 인류를 우롱하는, 용서 못할 정권이 살아 있는데 선생님을 떠나 보내야 하는 저희들은 참으로 비탄한 심정"이라며 "선생님께서 한국에 오신 후 북한의 전체주의 세습 독재정권의 진상이 만천하에 공개돼 북한 독재정권에 가장 강력한 치명타가 가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3대 세습 독재정권이 끝장나고 '김일성 광장'이 '평양 민주광장'으로 바뀌는 그날, 선생님께서 들고 계시는 '북한 민주화의 깃발'이 평양 민주광장에 꽂히는 그날, 선생님의 영정을 다시 모시고 비로소 선생님을 보내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추도사에서 "민족 대의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큰 별을 잃어 비통함과 황망함을 가눌 길이 없다"며 "선생님의 존재 자체가 통일 의지의 상징이자 희망이었고, 선생님의 용기 있는 결단과 가르침은 우리 가슴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조명철 전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와 미국의 북한 인권운동가인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의 추도사에 이어 박용곤 전 조총련 조선대 부학장이 보낸 추도사가 낭독됐다. 박씨는 조총련의 핵심 인사였다가 전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