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증권사 후순위채'에 돈 몰리네

최근 증권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본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금리가 낮을 때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오는 20~21일 6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청약에 나선다. 5년6개월 만기에 7.1%의 금리를 적용해 매월 이자를 지급한다. 1억원을 투자한다면 세전 기준으로 3905만원의 이자를 매월 59만1600원씩 나눠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 8월 말에 동부증권이 발행한 후순위채에는 800억원 모집에 1750억원 이상이 몰렸다. 7월 말에 1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동양종금증권에도 2700억원 이상이 청약됐다. 한화증권도 850억원 모집에 2000억원 이상이 몰렸다.

부동산 시장도 아직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지 않고 있는 데다, 은행 예금 금리는 2~3%대로 뚝 떨어져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 주식시장은 직접 투자에 나서자니 너무 오른 것 같아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에게 후순위채가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후순위채는 일반 채권보다는 금리가 높지만, 해당 회사가 부도날 경우 사채의 변제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밀리기 때문에 투자금을 돌려받기 힘들 수도 있어 무엇보다 투자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투자자들이 후순위채에 투자하기 전에 어떤 증권사가 안정적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참고해야 하는 지표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다. NCR은 자기자본에서 부동산 등을 뺀 영업용 순자본을 총 위험액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처럼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쓰인다. 이 비율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볼 수 있는데, 150% 미만이면 금융감독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의 평균 NCR은 530.03%이며, 오는 20~21일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유진투자증권의 NCR은 360.23%다. 유진투자증권은 600억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NCR이 452% 수준으로 높아진다.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는 위탁매매 등 중개 영업과 자산관리 중심의 영업구조를 갖고 있어 갑작스러운 부도 위기는 낮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후순위채에 투자할 때는 해당 증권사의 자본요건과 투자내역 등을 꼼꼼히 살펴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