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중소형주·코스닥에도 '볕들날'

주식시장이 1900선을 돌파한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했던 대형주들도 쉬어가고 있다. 대신 중소형주와 코스닥 등 그동안의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종목들이 코스피 상승률을 상회하며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1일을 기점으로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처음 1900선을 돌파한 지난 10월 6일까지 대형주와 중형주 상승률은 각각 8.12%, 10.05%로, 코스피지수 상승률(7.89%)을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에 소형주는 7.27% 오르는데 그쳤고, 코스닥지수도 5.87%밖에 상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가가 1900을 넘은 시점부터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일주일새 코스피지수가 0.77% 빠지는 동안 대형주는 1.22% 하락해 조정국면을 주도했다. 반면 소형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37%와 3.90% 올라 대형주를 능가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중소형주가 약진하는 이유는 그동안 한국 증시를 떠받쳐온 외국인 매수세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15조원, 9월 한 달 동안엔 4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1900선을 돌파한 이후로는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지난주에는 삼성전자와 LG, 신한지주, 현대중공업 등 대형주를 집중매도했다. 9월 초 달러당 1180원 안팎이던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월 들어 1110원 수준까지 내려가 외국인들이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시점이라, 차익 실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 결과 당분간은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주보다 국내 기관과 개인의 관심 대상인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에 주목하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은 달러당 1100원 선에서의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국내 기관의 관심주에 초점을 맞추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역시 "중소형주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을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신증권은 정부가 민간과 함께 2015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태양광과 풍력, 연료전지, 바이오 등을 추천했다. 또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코스닥의 29개 히든챔피언 종목도 추천주로 꼽았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의 긴축정책이 점차 약화될 것이란 점에 착안, 중국 소비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