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풍경, 마음의 풍경… 그리고 무미(無味)의 풍경

인사동 관훈 갤러리에서 오는 20일부터 기억의 흔적을 탐구하는 작가 윤정선의 기획 전시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기억의 풍경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을 취하는 작품 활동을 해 온 작가가 기억 속 풍경과 존재를 함께 사유하는 화가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로 마련된다.

영국, 중국,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 온 작가는 이러한 ‘유목’의 과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플라톤이 ‘파르메니데스’에서 아토폰(atopon)이라 명명한 ‘순간의 이미지’에 관심을 두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

운동과 정지 사이의 기묘한 그 무엇, 혹은 장소를 갖지 않는 그 무엇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아토폰의 개념을 작가는 민감하고도 차분한 색채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순간을 기록하는 과정은 물론 그 이면에 내재된 서정적인 의미까지 한데 아우르고 있다.

또한 화려한 원색을 배제함으로써 작가의 기억 속에서 순간의 이미지를 한 층 더 부각시켜 재현하고 있다. 작가만의 이색적인 색채를 시각의 보편성으로 가공해 관람객들에게 풍부한 감성을 전해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 구석구석의 풍경과 작가의 유년 시절 체취를 간직한 집과 주변의 여정으로 이루어진 풍경 작품들로 구성되며 오는 2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