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국내 투자 증가와 수출 호조로 시중에 달러가 넘치면서 일부 은행의 미 달러화 외화예금 금리가 연 1% 미만까지 뚝 떨어졌다.
국내 은행들의 1년 만기 미 달러화 외화예금 평균금리는 19일 현재 연 1.22%가량으로, 지난 5월말 외화예금 평균금리 연 1.73%에 비해 0.51%포인트 하락했다. 심지어 19일 현재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미 달러화 외화예금 금리는 연 0.98%, 국민은행은 연 0.59%(전결금리 포함 시 연 1% 안팎)로 연 1%도 안 된다. 같은 날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의 미 달러화 외화예금 금리는 각각 연 1.33%와 연 1.08% 수준으로 연 1%대 초반이다.
은행권의 미 달러화 외화예금 평균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말에 연 4.76% 수준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연 3% 후반대로, 지난해 9월에는 연 2% 후반대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초 시중에 달러화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지자 연 1%대로 내려왔다. 황일 국민은행 외환업무부 팀장은 "미 달러화 1년 만기 외화예금 금리가 하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리보(Libor·런던 은행간 금리) 금리가 연 0.7%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으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진 점, 은행의 외화자금 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점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 중에는 내년 초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반등할 수 있다고 보고 미리 외화예금에 가입할지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외화예금은 원화를 외화로 예치해 이자를 계산해주고 인출할 때 시점의 환율로 찾을 수 있으므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낮을 때 가입해 향후 환율이 오를 때 인출하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은 주식이나 채권보다도 더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외화예금은 환전 필요성이 있는 실수요자에 한해 위험 분산 차원에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김현규 하나은행 삼성역 골드클럽 PB팀장은 "환율은 심할 경우 하루에도 몇 %가 오르내리기 때문에 일반인이 외화예금을 통해 투자 차익을 노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환전 수요가 있는 실수요자에 한해 일정 금액씩 나눠 적립식으로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 달러화 외화예금 금리가 연 1% 안팎으로 낮은 것과 대조적으로 최근 화폐 가치가 오른 호주 달러 외화예금 금리는 연 4~5%대로 높은 수준이다. 19일 현재 은행별 1년 만기 호주 달러화 외화예금 금리는 우리은행이 연 5.86%, 외환은행이 연 5.81%, 국민은행이 연 4.85%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