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전 전승의 야심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한국 팀의 첫 주자로 등판했던 이세돌이 천적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20일 중국 베이징 중국문화원서 속행된 제12회 농심배 국가대항 연승전 3일째 대국서 이세돌(27) 9단은 중국 2번 주자 셰허(謝赫·26) 7단에게 189수 만에 백으로 불계패했다.
이 패배로 이세돌은 연승행진이 2에서 멈춘 채 이번 대회서 하차하게 됐다. 한국랭킹 1위 이세돌은 당초 이 대회 4번 또는 5번 최종주자로 나갈 것으로 전망됐으나 1번 주자를 자청해 출전했었다. 주장급인 이세돌을 대회 초반 잃음으로써 한국 팀은 큰 전력 손실을 입게 됐다.
이세돌이 첫 주자로 출전해 중국, 일본 기사를 모조리 제압해 10연승을 이룰 경우 서봉수의 진로배 9연승(97년 진로배)을 뛰어넘는 새 기록이 세워질 수 있었다. 이날 바둑은 중반까지 호각세로 진행됐으나 막판 이세돌의 대마가 잡히며 균형도 무너졌다.
이로써 셰허는 이세돌을 상대로 통산 4승1패를 기록하며 양자 간 간격을 더욱 벌렸다. 한국은 동양 3개국 국가대항 연승전인 농심배서 지난 11년간 9차례 우승했다.
현재 한국 중국 일본은 똑같이 4명씩의 선수를 남기고 있다. 셰허는 21일 일본 2번 주자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