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中 금리인상에 춤춘 금융주

19일 밤 전격 단행된 중국의 금리 인상 소식이 뉴욕 증시를 침몰시켰지만 20일 한국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도 뒤따라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감돌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12포인트(0.71%) 오른 1870.44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 1% 넘는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개장 이후 줄곧 고점을 높인 전형적인 전약후강(前弱後强) 장세였다.

반등장의 주역은 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였다. 은행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65%, 보험업종지수는 1.49% 상승해 두 업종이 업종지수 상승률 1, 2위를 기록했다. 보험주 중에선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등이 5% 넘게 급등했고, 기업은행과 KB금융과 같은 은행주도 3% 가까이 뛰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은 예대마진을 확대할 수 있고, 보험은 채권 운용 수익을 늘릴 수 있어 수혜주로 꼽힌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이 먼저 금리를 올리면서 위안화 절상을 사실상 용인하는 행동을 취했다"며 "이로써 한국도 환율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부담 하나를 덜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물가 급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 만큼 중국의 내수 소비가 확대일로에 있음을 감지한 투자도 눈에 띄었다. 중국의 물동량 증가를 예상해 운송장비업종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자동차주인 현대차는 3.23% 올랐고, STX조선해양 역시 3% 넘게 뛰어 금융주 못지않은 수혜주로 꼽혔다.

중국의 내수 소비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추가 상승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날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는 7%, 제일모직은 4% 올랐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도 수혜를 입었지만,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더군다나 이들 기업은 사업 기반 자체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관련 정책효과를 더 크게 누릴 것이란 전망이다. 어업 전문 회사인 중국원양자원의 주가는 9.6% 뛰었고, 전자기기 전문업체 3노드디지털은 7.6% 급등했다. 건강식품회사인 차이나킹도 7.4% 상승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위안화 절상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전개되면서 중국 관련 주들에 초점이 맞춰진 하루였다"며 "이 같은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