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종목(혼성복식), 돌 거두려면 카드 들어 의사 표시"

ㅡ3개 세부 종목에 각각 몇 나라나 출전하나.

"남자 단체전에 7개, 여자 단체전엔 6개국이 나올 예정이다. 페어(pair·혼성복식)엔 한·중·일·대만 4개국이 2개 팀씩 내보내는 등 총 17개 팀이 신청을 했다."

ㅡ금메달 총수가 3개다. 어떤 판도를 예상하나.

"금 2개면 종합우승인데 간단치 않다. 한국과 중국이 팽팽하다. 단체전을 하나씩 가져간다고 보면 페어 종목이 우승의 열쇠를 쥐고 있는데, 페어는 일본과 대만도 강하다. 4개국 8개 팀 모두 우승이 가능한 전력이다. 게다가 페어 예선은 45분 초과 시 무조건 실격(타임아웃제)시키는 방식이어서 익숙하지도 않다. 남은 기간 페어 훈련에 더 주력할 생각이다."

ㅡ경기방식조차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

"남자단체전을 예로 들면 팀 리그 후 1·2위가 결승전, 3·4위가 동메달 쟁탈전을 치른다. 각국은 서열을 명시한 엔트리 6명 명단을 11월 19일까지 제출한다. 6번 서열 선수도 당일 5명 출전 오더에 포함될 수 있지만 5장(將)이 상한선이다. 서열 3번이 빠지는 날엔 4번이 3장이 되고 6번은 5장이 되는 식이다. 4명으로 구성된 여자단체전도 이런 식으로 매경기 3명이 출전한다. 페어는 스위스리그 6회전 후 1-4위, 2-3위가 준결승을 치른다."

ㅡ이색적인 룰도 많을 것 같다.

"동료끼리의 대화가 엄격히 금지되는 페어종목의 경우 항복하는 방식이 재미있다. 형세가 기울어 돌을 거둬야겠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비치된 흰색 카드를 들게 돼 있다. 동료선수가 이에 동의해 흰색 카드를 들면 경기가 끝나고, 붉은색 카드를 들면 대국은 계속된다."

ㅡ심판도 있나.

"매경기에 한국·중국·일본·미국·대만 등 5개국 심판이 배정돼 다수결로 판정한다. 선수들은 초읽기 때 1회에 한해 화장실에 갈 수 있다. 페어경기에선 남녀 선수가 동시에 이석(移席)하지 못한다. 경기장 요소마다 경찰이 배치된다고 한다."

ㅡ스포츠 제전에 출전한다는 실감이 나는지

"10월 초 태릉에 입촌했을 때 1차 도핑 검사도 받았다. 직원이 화장실까지 따라오더라. 선수 전원이 전지훈련·평가전·코치·대표선수 등의 용어에 익숙해졌다."

ㅡ출전기사들의 컨디션은?

"이창호가 결혼 준비와 대국 과다로 다소 피로해할 뿐 나머지는 대체로 양호하다. 이세돌 최철한 강동윤 박정환 조한승의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다. 여자 쪽은 조혜연 이민진 두 베테랑이 든든하고 김윤영 이슬아도 크게 성장했다. 이 둘은 각각 최철한·박정환과 페어종목에도 나가므로 책임이 막중하다. 안정감은 최-김 조가, 파괴력은 박-이 조가 더 돋보인다."

ㅡ가장 경계하는 외국 기사는?

"여자 단체전 우승은 중국 루이나이웨이(芮乃偉)를 꺾느냐에 달려 있다. 긴 시간 한국 여류들을 완벽하게 제압해왔기 때문이다. 요즘 루이가 하락세라곤 하지만 중국이 그녀에게 선발전 예선을 면제해주고 불러들인 데는 이유가 있다."

ㅡ대국 수가 꽤 많아보인다.

"페어 예선은 세 경기, 단체전은 두 경기씩 매일 벌어진다. 페어 선수들은 7일 연속 강행군이다. 체력이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3~4일 미리 출국해 현지적응에 나설 계획이다."

ㅡ끝으로 각오 한마디.

"중국 관계자들도 우리를 굉장히 경계하고 있더라. 이번 대회가 우리 바둑계에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최고 수준 강자들이 훈련 파트너를 자원하는 등 바둑계 전체가 헌신적으로 도와주었다. 꼭 우승으로 은혜를 갚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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