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때 강세로 돌아서는 듯하던
미국 달러화(貨) 가치가 이번 주 들어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말 경주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이 통화 절상을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기로 사실상 합의하면서 당분간 약(弱)달러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 환율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80.41엔까지 하락(엔화 절상)했다. 지난 1995년 4월 이후 최저치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상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엔화가 80엔선을 간신히 지킨 것에 대해, "환율 움직임이 약간 한쪽으로 쏠리는 것 같다"면서 구두 개입성 발언에 나섰다.
엔화는 26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노다 재무상의 발언과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책 승인에 힘입어 반등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외환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엔고(高) 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머지않아 지난 1995년 기록한 사상 최저치(79.75엔)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 도쿄 증시는 이 같은 초(超)엔고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26일까지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달러는 25일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뉴질랜드 달러,
스위스 프랑 등에 대해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AUD) 환율은 뉴욕 시장에서 전날보다 0.4% 가까이 오른 1.3982달러까지 상승(유로 절상)하면서 다시 1.4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특히
호주 달러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환율은 이날 1% 이상 급등(호주 달러 절상)하며, 호주 달러화가 미국 달러화 가치를 다시 추월하기 직전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세 기조로 돌아선 것은 지난 주말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 전쟁 격화를 막기 위해 자국 통화의 경쟁적인 평가 절하를 자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각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미국이 다음 달부터 경기 부양을 위해 최대 1조달러(약 1110조원) 규모의 양적 완화(채권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푸는 정책) 조치에 나서면 각국 통화는 미국 달러화에 비해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로 환전하거나 미국으로 송금할 계획이 있다면 최대한 환전이나 송금 시기를 늦추는 것도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