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팔아 매일 적금 붓듯 저축"

"식당을 개업한 1990년부터 20년간 설날과 추석 당일을 빼고는 쉬어본 적이 없어요. 부지런히 일하고 한 푼이라도 아껴서 저축하는 것 말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없었죠."

26일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최고상인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유정자(60)씨는 강원도 홍천에서 빈농(貧農)의 딸로 태어나 지금은 전국 10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음식점 체인점 사장이 됐다. 일찍 부모를 여읜 바람에 초등학교만 졸업한 후 어렵게 살았다. 대구로 시집간 후엔 작은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갖고 공사장 인부를 상대로 밥장사를 하기도 했다.

유씨는 매일 적금을 붓는다는 원칙을 갖고 그날 번 돈을 저축했고, 어느 정도 모이면 정기예금에 넣는 식으로 불려나갔다. 이렇게 저축으로 종자돈을 마련, 1990년 달성군에 고향 이름을 딴 식당 '홍천뚝배기'를 개업했다. 유씨의 돼지국밥과 해장국은 공단 근로자와 택시기사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고, 지금은 전국적 체인이 됐다.

유씨는 체인점이 30곳으로 불어날 때까지는 가맹비도 받지 않았다. "해장국집 열겠다고 찾아오는 분들이 넉넉한 분들이 아니잖아요. 제가 어려웠던 시절이 생각났죠."

유씨는 사업가로 성공한 후 독거노인이나 결손아동에게 무료식사와 생활필수품을 제공하는 등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7년부터는 '홍천장학회'를 설립해 중고생 30여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마을 부녀회나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기회 있을 때마다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축 전도사' 역할도 한다.

이날 유씨 이외에도 배우 이다해(본명 변다혜)가 대통령 표창을, 배우 수애(본명 박수애)와 가수 양희은씨가 국무총리 표창을, 방송인 백지연씨가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는 등 총 91명이 저축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