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白우세 確立

〈제7보〉(103~114)=구리는 이 바둑에 앞서 이세돌을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83년생 동갑인 둘은 올해 세 판을 겨뤄 구리가 2대1로 앞섰고, 그 바람에 통산 성적에서도 구리가 11승10패로 한발 앞서가고 있다(중국리그 등 비공식 전적 포함). 한때 중국 바둑계에선 세계 정상급 양대 스타이자 라이벌인 이들 양웅의 '10번기'를 기획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거의 무산된 상황.

백이 △로 젖히는 초강수를 두어온 장면이다. 구리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103으로 끊어간다. 104, 106은 보통은 속수(俗手)로 분류되는 수법이지만 지금은 앞서 △때부터 마음먹고 준비한 수순이었다. 만약 104로 단수치지 않고 그냥 106이면 흑 '가'의 젖힘이 워낙 통렬하기 때문. 110까지 쌍방 호랑이 등에 올라탄 진행이다.

111로 끊어 잡은 수와 112의 마늘모 행마 모두 정수였다. 112로는 참고도 1로 틀어막는 수가 더 박력 있을 것 같지만 5 이후 A의 단점을 남겨 뒷맛이 개운치 않다. 113까지 일단락된 결과는 상변 백진이 커져 백의 만족이란 결론. △의 강수가 멋지게 성공했다. 선수(先手)까지 뽑은 백, 이번엔 114로 기세 좋게 쳐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