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맨 첫 大學 총장 "농구는 내 인생의 전부 하지만 잠시 접어야죠"[바로잡습니다 첨부]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농구뿐 아니라 스포츠인 전체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제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네요."

남자 농구 국가대표 감독과 실업팀 기아자동차 사령탑을 지낸 농구인 방열(69)씨가 다음달 1일 경북 안동에 있는 건동대 제3대 총장(임기 4년)으로 취임한다. 농구는 물론이고 운동선수 출신이 대학 총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방 총장은 한국 남자 농구의 대표적 이론가다.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조흥은행·현대·기아차 사령탑으로도 명성을 날렸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때는 남자 대표팀을 맡아 중국의 허를 찌르는 전술로 우승을 이끌었다. 그가 지금까지 펴낸 농구 이론서만 10권이 넘는다.

그는 1993년 기아자동차에서 지도자 생활을 마감한 뒤 경원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로 교직에 몸담았다. 학생처장과 사회체육학과장을 거쳐 2007년 정년 퇴임까지 사회체육대학원장을 맡았다.

그는 "학장 제의는 여러 번 있었지만 총장은 처음이어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자리인지 고민 많이 했다"며 "스포츠맨으로 30년,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20년을 살아온 경험이 건동대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정식 취임은 며칠 남았지만 벌써 서울과 안동을 오가며 현안을 챙기느라 바쁘다. 교수와 학생들도 직접 만나 고충을 들었다.

"건동대는 전문대에서 4년제로 바뀐 지 몇년 안 됐습니다. 지명도가 아직 낮고, 의기소침한 모습도 보여요. 이를 떨쳐내려면 지역사회에 공헌할 인재를 배출해 거꾸로 기업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봅니다."

방 총장은 건동대를 위해 인생이나 다름없는 농구는 잠시 접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경원대 퇴임 후 농구아카데미를 설립해 농구 중흥과 이론서 저술에 몰두해왔고, 최근까지 남자 프로농구 우승팀인 모비스의 기술고문으로 활동해왔다.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페어플레이와 팀워크 정신을 잘 접목시킨다면 건동대에 '작지만 강한 대학'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