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미운 오리' 동유럽 펀드 날다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동유럽과 러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2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유럽에 투자하는 펀드의 최근 1개월(28일 기준) 수익률은 6.82%를 기록했다.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6.72%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중국 본토 펀드 수익률은 6.87%로 가장 높았다.

최근 동유럽지역 투자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내는 이유는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돈을 지속적으로 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보통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자재 가격은 강세를 보인다. 약(弱)달러 현상이 일어나면, 달러화에 투자하려던 자금이 다른 자산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이다. 대우증권 윤재현 연구위원은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은 천연가스나 원유 등 자원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과 증시가 동반 상승하며 수혜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 지역 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동유럽 펀드 수익률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연구위원은 "동유럽 국가는 국가 부도 위험이 낮아질수록 주가가 상승하는데, 최근 러시아와 동유럽의 경기가 다소 호전되며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가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고, 유가 상승 속도가 둔화되면 이들 국가의 증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중국이 긴축 재정을 펼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주가 등락폭이 커지고 펀드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신민규 자산컨설팅 차장은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 증시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동유럽 경제 자체가 본격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