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할머니 수능 도전 "학업 열정은 낭랑 18세"

75세 할머니가 수능시험에 도전한다. 성인 여성을 위한 학력인정 2년제 학교인 일성여자중고교는 이 학교 학생 박봉월씨가 다음 달 18일 치러지는 2011학년도 수능에 응시한다고 29일 밝혔다. 학교측은 박씨가 서울지역 최고령 응시자인 것으로 추정했다.

1936년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서 태어난 박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광복을 맞았지만, 곧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동생 네 명을 뒷바라지하느라고 그만…. 그때 시골에선 다 그랬어요." 청소년기에는 6·25 전쟁의 고초를 겪었고, 20대 초반에는 남편과 사별하고 졸지에 가장이 돼 1남 1녀를 키워야 했다.

40년 넘게 한복 바느질을 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벌어 자식들을 모두 대학에 보냈다. 그러던 2002년, 동네 할머니 여럿이 대학에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공부를 시작했다.

독학으로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한 박씨는 2007년 일성여중, 2009년 일성여고에 입학했다.

박씨는 수시모집에서 숭의여대 관광과 만학도전형에 원서를 넣고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라며 "모르는 걸 하나하나 깨치는 게 너무 재밌다"고 했다.